류현 / 하이큐 /마츠카와 잇세이×류현×마츠카와 잇세이TS

류아키☆륭키 2016. 9. 17. 18:09

 

 

 

 

 

 

 

 

사실 저 자신도 놀라운 상황이었다. 태연하게 팝콘을 뜯을 수 있구나. 저 자신의 놀라움에 대한 것도 잠시, 답지 않게 커지는 목소리에 한숨을 내쉬었다. 원래 이렇게 다혈질은 아니었는데. 제가 생각하는 마츠카와에 대한 감상을 짧게 내뱉으면서 어깨를 으쓱였다. 마츠카와 잇세이가 두 명. 그것도 한 명은 제가 알고 있는 마츠카와 군이 아니라 마츠카와 양이 되어있는 상태였다.

 

이게 대체 무슨 상황? 고개를 기울여 그들에게 말을 하고 싶었는데, 커지는 목소리에 내 목소리는 자연스럽게 묻혀버리고 말았다.

 

어이가 없네, 왜 얘가 네 거야?”

내 거를 내 거라고 하지 뭐라고 해?”

난 내 거야.”

 

단호하게 떨어진 말에 저를 향해 시선을 돌려오는 그들을 바라보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금방 떨어진 한숨을 바닥을 기어 다니고 있었다. 어째서 이렇게 상황이 되어버린 거였지? 이해를 할 수 없었다. 인간은 수용 범위를 넘어선 것을 굳이 생각하려 하지 않는다던데, 이런 상황인가. 두 사람은 분명 각각 의심할 여지도 없는 마츠카와 잇세이 본인이었다. 그런 사람이 둘. 그리고 각각 내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사람도 둘. 애초에 사람을 소유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소재 아닌가?

 

한숨을 내쉬었다. 두 사람은 여전히 성별만 변한 것일 뿐인 서로를 조용히 노려보고 있었다. 눈빛으로 상처가 난다면, 두 사람은 이미 엉망진창일 것이 틀림이 없었다. 뭐가 그렇게 억울한 건지, 뭐가 그렇게 하고 싶은 건지.

 

어찌 됐든.”

 

두 손을 마주쳤다. 박수 소리가 체육관을 꽉 메웠다가 흩어졌다. 말을 끊어버린 후에 돌아오는 것은 어쩐지 억울하다는 시선이었다. , , . 비슷하게 눈을 흘기며 그들을 바라봤다. 볼을 부풀리는 그녀와, 뚱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그. 묘한 풍경이었다. 어찌 됐든 저에게 호감을 표하는 사람이 둘이나 됐다는 사실은 그닥 달갑지 않은 사실이었다.

 

왜 둘로, 그것도 한 명은 성별이 바뀌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돌아갈 방법을 찾아보자.”

그걸 알았으면 진작에 했겠지.”

아이고야.”

 

터져 나오는 한숨과 같이 아파오는 머리에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 두 사람은 아무래도 돌아가고 싶지 않았던 모양이었다. 무엇보다 본인들의 일인데, 왜 이렇게 여유로운 모양새인 건지.

 

어디 아파?”

 

허리를 숙여 시선을 맞춰오는 얼굴에 깜짝 놀라 몸을 뒤로 물렸다. 우와, 가까이서 보니까 더 미묘한 기분. 계속 봐왔던 그 얼굴이지만 어쩐지 색다른 그 얼굴. 와중에, 나보다 더 예쁜 것 같은 얼굴이었다. 날카로움과 같이 숨어있는 어쩐지 긴 속눈썹이라던가, 그런 것들 말이다. , 예쁘네. 저도 모르게 입술 새를 비집고 튀어나온 말은 그런 것이었다.

 

, 아니. 안 아파. 아냐.”

 

갑작스럽게 튀어나온 말에 제 입을 틀어막으면서 뒤로 급하게 물러났다. , 허나 그렇게 입을 틀어막아도 능글맞은 그 얼굴을 보아하니 제대로 들어버린 모양이었다. 슬쩍 올라간 입꼬리라던가. , 그런 것들 말이다. 도망치자, 도망. 뒤로 물러서 봐도 그만큼 따라붙는 발걸음에는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애초에 다리 길이가 다르잖아!

 

슬금슬금 다가오는 그녀가 어쩐지 웃는 꼴이 얄미웠다. , 이렇게 웃는 모습이라니. 어쩐지 골려지고 있는 것 같았다. 마츠카와, 그러니까 내가 아는 마츠카와는 그녀보다 뒤에 서서 얼굴 표정을 구기고 있었다. 이쪽이나 저쪽이나 불만이 참 많아 보이네. 그러나 그것은 분명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있잖아, . 우리는 연인 사이 맞지?”

으음, 정확히 말하면 저 뒤에 있는 사람과 연인이지.”

어쨌든 나잖아?”

 

논리가 어쩐지 좀 이상한데. 물론 그는 마츠카와 잇세이가 맞기는 하지만 말이다. 어라, 그렇게 되면 내 연인은 두 사람이 되어버리는 건가. 동공이 떨려오는 것 같았다. 다가오지 마, 다가오지 마. 어쩐지 불길한 기운에 표정을 잔뜩 굳혔다.

 

그만 해.”

 

어느새 제 앞을 가득 메우고 있는 손바닥에 숨을 들이 삼켰다. , 익숙한 손이다. 눈을 두어 번 깜빡였다. 제 얼굴을 가린 손의 주인은 한숨을 푹 내쉬면서 제 앞으로 다가오는 그 사람의 얼굴을 바라봤다. , 그래, 익숙한 이 얼굴이지.

 

이야, 방해는.”

누가 하고 있는데, 내가 얘한테 애정표현 하겠다는데.”

그게 무리라는 거지.”

 

내 거라니까. 낮게 그르렁거리는 듯이 내뱉었다. 단어 하나하나에 힘을 주어 말을 하는 그 모습이 꽤 낯설었던 것 같다. , 신경전. 신경전, 신경전. 분위기가 날이 서있었다. 달갑지 않은 그 분위기. 한숨을 푹 내쉬었다. , 언제쯤 이 사단이 가라앉을까. 시야를 가리고 있는 그의 손을 치워내고 나니 보이는 것은 마치 전기가 통하는 것과도 같은 두 사람의 신경전이었다.

 

기 빨려. 눈을 흘겼다. 분위기 자체가 가라앉아서 따가웠다. 어쩌면 좋니, 이 두 사람. 제 어깨를 감싸는 그 팔, 그런 그를 노려보는 그 시선. 그와 그녀는, 아마 끝나지 않는 신경전을 벌일 예정인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