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아키★륭키 / 옥도사변 / 키노시타+류+타니자키
키리시마를 겨냥한 몽둥이는 가운데로 불쑥 끼어드는 류의 등장으로 자유로워진 키리시마가 여옥졸의 움직이는 머리카락을 눈으로 좇아 입으론 기다리라고 답하며, 몸은 뒤따라 걸어가면서 끝이 났다.
바보같이 웃고 있는 류를 보던 타니자키의 표정은 점점 어두워지지만, 그것을 신경 쓰지 않던 류는 웃으면서 허리춤에 찬 톤파 손잡이를 쥐었다.
“타니자키, 나랑 훈련할래?”
“싫어. 다른 옥졸 올 때까지 기다릴 거야.”
“어차피 다들 싫다고 할 텐데. 응? 아. 그럼 오래간만에 내가 먼저 공격할까?”
라면서 타니자키가 대답을 하기도 전에 웃는 얼굴과 함께 빠르게 톤파를 쥔 손이 날아왔다.
제 쪽으로 덤벼오는 류가, 타니자키는 반갑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자신을 진심으로 상대해주는 건 류뿐이라고 타니자키는 몽둥이로 톤파를 막아냈다. 날카로운 소리가 두어 번 울리고 웃고 있던 얼굴도 집중하는 얼굴로. 서로를 응시하고 있었다.
오른쪽에서 날아오는 몽둥이를 따라 뒤쪽으로 피하던 류는 왼쪽으로 날아온 주먹에 가만히 서 있자 행동을 멈추고는 주먹을 빠르게 걷었다. 행동을 멈춘 타니자키쪽으로 류가 걱정되어 시선을 굴리자 타니자키는 쇠몽둥이를 바로 이어서 휘둘렀다. 허리 쪽으로 날아와 뒷걸음질을 치다가 제 발에 걸려 허우적대다가 엉덩방아를 찍었다.
류의 행동을 보고 한심하다는 보정을 하는 타니자키를 보며 류는 다시 바보같이 웃었다. 도대체 왜 웃는 것인지. 타니자키는 이해할 수 없었다.
“집중해라, 류,”
“아, 응!”
바보같이 웃다가 눈이 아픈지 눈을 비비면서 일어나려다 내밀어진 손을 잡고 몸을 일으켰다.
“타니자키 잠깐만 나 눈이 아파서...”
“괜찮아?”
익숙한 목소리에 류는 비비던 손등을 치우고 눈을 떴다. 눈앞에 있는 옥졸이 타니자키가 아니라 키노시타라는 것을 깨닫게 된 순간 아까보다 더 활짝 웃으면서 이름을 불렀다. 아마 동물이었다면 반가움에 꼬리를 흔들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매우 반가워하고 있었다.
류의 반응에 타니자키는 들고 있던 쇠몽둥이를 내려놓고 옆에 있던, 키노시타와 함께 왔던 사에키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언제부터 본 거야?”
“키노시타는 방금 왔고 난 키노시타보단 조금 더 일찍. 역시 나보단 류와 함께 훈련할 때가 더 신나 보이네, 타니자키.”
사에키의 말에 시끄럽다며 고개를 돌렸다. 손등으로 땀을 닦으며 눈을 봐주는 키노시타와 그런 키노시타를 부담스러울 정도로 반짝이는 눈을 하며 쳐다보는 류에게 고개를 돌렸다. 이제 곧 재밌어지려고 했다. 아니. 재밌어지려고 했을지도 모른다. 항상 자신을 위해 덤벼오던 류가 매일 지기는 하지만 점점 갈수록 강해지는 모습에 타니자키는 혼자서, 저도 모르게 만족을 하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타니자키는 류와 훈련할 때마다 왼쪽으론 공격을 하지 않네.”
사에키의 말에 타니자키는 여전히 둘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좀 더 자세히 말하면 류의 다른 눈 쪽으로. 한쪽은 의안, 한쪽은 원래 눈. 다쳤거나 했다면 다시 생겨났을 눈이지만 류의 눈은 의안이 있었다.
자신과 비슷한 색의, 자주색의 눈이 빛나니 너무나 예쁜 색을 띠었다.
타니자키에겐 예쁘다기보단 안쓰러운 쪽에 가까운 눈이었지만 그것을 아는 건 본인뿐이었다.
“치사하게 어떻게 그렇게 하냐.”
“그런 것도 있지만....”
타니자키의 대답에 사에키는 그날의 일을 떠올렸다.
자신들보다 늦게 들어온 류가 처음으로 타니자키와 임무를 나갔던 날, 갈 땐 멀쩡하게 갔던 애가 돌아와서는 한쪽 눈을 잃은 체로 타니자키에게 업혀 왔었다.
멀쩡했던 눈은 하나를 잃고 뺏겼다고 말하는 타니자키와 줬다고 말하는 류 사이에서 알겠다며 정리를 하고. 그 후엔 눈 없이 돌아다닌 류에게 의안을 끼워줬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타니자키는 눈앞에서 류가 눈을 빼앗기는 동안 자신이 할 수 있는 건 없었다고 자신을 자책했을 거라고 사에키는 생각했다.
그런 사에키의 생각처럼 타니자키 역시 그날의 일을 떠올리며 자신을 탓했다.
첫 임무라고 들뜬 류의 뒤치다꺼리를 하면서 다시는 류와 임무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타니자키의 앞으로 나타난 어린 악령은 자신들을 괴롭히는 옥졸의 눈을 원했다.
힘으로 하려니 저 자신은 잡혀있고 류가 어린 악령을 건드릴 리가 없었다. 방법은 한가지. 주는 척 하면서 공격하자.
하지만 류의 반응은 달랐다. 자신의 눈을 내주었다. 순순히 눈을 내주는 류의 행동은 눈을 빼앗으려던 어린 악령마저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제 눈을 내어주고 네겐 자주색이 더 어울릴거야라고까지 하니 그 이후엔 솔직히 정신이 없어 기억나지 않았다. 악령은 사라지고 류는 눈에서 흐르는 피를 한속으로 막다 못해 비틀거리다 주저앉았다.
그 뒤론 타니자키는 류에대한 생각을 바꿨다가 키노시타와의 임무를 하고 온 류가 키노시타를 졸졸 따라다니는 걸 보고선 다시, 역시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머릿속에 새겨 두었다.
“그럼 난 사에키랑 임무 가야 해서.”
“아, 진짜? 응... 키노시타 사에키 잘 다녀와!”
큰 목소리에 타니자키는 정신을 차렸다. 멀어지는 키노시타와 사에키가 사라지기 전까지 손을 흔들다 자신 쪽으로 돌아보는 류에게 괜히 한마디 던졌다.
“키노시타가 그렇게 좋냐.”
“응. 그리고 타니자키도 좋아. 사에키도 키리시마도 히라하라도 타가미도 아버지도....”
양 손가락을 사용하며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부르는 행동에 네가 싫어하는 사람이 어딨냐며 빨리 가자고 등을 팡 쳤다. 몸이 앞으로 숙어졌다가 웃으면서 옆으로 다가와 걷는 류를 보고는 결국엔 숨을 내쉬면서 나란히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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